KahnemanTversky는 인간이 알고리즘 대신 ‘휴리스틱’을 사용하여 문제에 접근하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답을 빨리 큰 비용 없이 얻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휴리스틱을 합리적 존재인 인간이 최선의 결정 모형에서 일탈하는 현상, 즉 인지적 착각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이를 정말 '착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Kahneman Tversky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1978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Herbert A. Simon은 인간의 휴리스틱 사용은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진화론적으로 인간은 논리적이라기보다 생태학적인 자연 환경 구조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휴리스틱의 생태학적 합리성은 최적의 알고리즘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실제 세계의 생태적 환경 속에서 잘 작동한다. 


결국 빠르고 경제적인 휴리스틱은 착각이나 오류의 원천이 아니라, 환경적 구조를 활용해 최소한의 정보를 탐색하고 답을 내도록 진화된 인지 전략이라는 것이다.



Herbert A. Simon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지난 수업 시간 조별 Discussion에서 학생들의 발표를 들으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키마나 휴리스틱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느꼈다. 

나는 그 이유가 사회의 다원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과거에 공고하게 존재하던 고정관념은 철폐되어야 하고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그런 분위기에 반해, 기존의 경험과 관념에 의존하는 휴리스틱은 고정관념을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한다고 느껴진다.




나는 휴리스틱이 진화적, 적응적 기제라는 Simon의 주장에 동의한다. 

인간의 무한한 합리성을 가정하는 것은 환상이며, 따라서 인간의 휴리스틱은 인지적 착각이라기보다는 컴퓨터와 비교해 인간만이 가지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인지 용량은 컴퓨터에 비해 굉장히 제한적이다. 다양한 가치와 정보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서 제한적인 인지 용량으로 살아가는 인간에게 휴리스틱, 스키마의 역할은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다. 



컴퓨터의 알고리즘 - 인간의 자동적 사고는 이렇게 사고하지 않는다



특히 우리는 휴리스틱과 스키마를 통해 처음 접하는 독특한 개념도 기존에 우리가 보유하고 있던 개념들과 연결 지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휴리스틱과 스키마는 새로운 개념의 범주화를 도와서 우리가 주어진 정보를 넘어서서 추론에까지 이를 수 있게 한다. 


일부 사람들이 우려하는 고정관념과 차별의 공고화는 휴리스틱이나 스키마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떤 스키마가 작동되는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자연스레 휴리스틱과 스키마 역시 변화한다. 


예를 들어 사회적으로 ‘결혼’에 대한 스키마가 변화한다면(현재 한국 사회에서 ‘결혼’은 남녀가 하는 것이라는 스키마가 존재), 사람들은 자연스레 동성 커플의 결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 것이다. 





그러므로 다원화된 사회일수록 휴리스틱의 중요성은 더 부각된다.